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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북촌 한옥마을, 우리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1박2일" 서울특집에서 김종민이 찾아갔던 곳, 북촌 한옥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 걸어가면 관광안내소가 있는데 여기에서 "북촌관광안내도"를 받아서 지도에 표시된 길을 따라 걸으면 2시간 정도(저는 사진을 좀 많이 찍는 편이라 더 걸렸을지도)에 구경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어찌보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또는 어릴 적 골목길의 기억을 다시 더듬어보고 싶을 때 딱 알맞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촌 한옥마을의 의미는 우리의 과거(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한옥들)와 현재(멀리 보이는 고층 빌딩과 남산타워)가 공존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옥의 기와, 그리고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와 고층 빌딩의 모습입니다.  


북촌 한옥마을을 걷다보면 다소 아이러니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먼저 한옥 대문과 전자 자물쇠의 모습.  처음에는 "한옥 대문에 왜 이런 걸 달아서.."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것이 바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게 아닐까요?


한옥 바로 앞에 서 있는 스포츠카와...


서까래 아래에서 골목을 감시하는 CCTV 카메라.


어느 여행지를 가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낙서.  좀 더 멋지거나 자연스러웠으면 좋았을텐데요.


여기도 엄연한 관광지라 좁은 골목길에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민속촌이 아닌 엄연한 주거지.


"행복을 찍는 사진사" 분도 있습니다.  추억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을 찍어서 무료로 사진을 인쇄해 주고 계시더군요.  외국인들도 많이 찍던데 우리나라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남겠지요.  둘이 갔으면 한 번 찍어볼까도 싶었지만 그 날은 혼자 다녔던 관계로 패스.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는 민박집(Guest House)들도 있습니다.  "한국인 예약 받습니다." - 생각해보니 우리도 한옥에서 "진짜" 살아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눈에 띄는 메시지를 걸어놓은 교회와,


2층에서 바로 내려오는 미끄럼틀이 있는 어린이집도 있습니다.  (저는 애들이 집에 갈 때 재미있으라고 만든건줄 알았는데 비상 탈출용 미끄럼틀이라고 하더군요.  2층 이상의 어린이집에는 필수로 갖춰야 하는 거라고..)



어린 시절 살던 동네를 생각나게 하는 풍경들도 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보는 목욕탕의 굴뚝과,


담벼락을 뚫고 나온 끈질긴 생명력의 이름 모를 꽃들.  (제가 어릴 적 살던 동네에도 높은 담벼락 사이를 뚫고 나온 꽃들이 많았었죠.)



고풍스러운 교정도 볼 수 있습니다.  중앙 중학교의 모습입니다.  세번 째는 동상 머리 위로 멋진 구름이 있어서 나름 작품을 만들어보려고 찍었는데 집에 와서 PC 화면으로 보니 기대에 못 미쳤던 사진입니다.


한 번 들어가보고 싶은 가게들도 있습니다.  식사 때가 아니라서 그냥 지나쳤는데, 나중에 한 번 꼭 가봐야겠습니다.  뭔가 있어 보이는 "황금알식당"과 기다리는 사람이 정말 많아서 맛있어 보였던 떡볶이집, 최고로 비싼 와인의 이름을 붙인 "로마네 꽁띠" 레스토랑.


북촌 한옥마을은 참 마케팅을 잘해놓은 관광지입니다.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려면 별 것 아닌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을 붙이고 쉽게 찾아다닐 수 있게 해줘야합니다.("북촌 8경" 같이)  여기도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계단인데 "맑은 하늘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네요.  북촌 한옥마을이 별로 볼 것 없는 곳이라는 뜻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를.


한류스타들의 각종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있습니다.  너무 오래 밖에 놔둬서 누렇게 된 것들이 많던데 잘 팔릴까요?
 


마지막으로 북촌 한옥마을에서 내려다 보이는 삼청동의 모습들.  북촌 한옥마을 산책 + 삼청동 맛집 투어라면 서울 도심에서의 한 나절을 멋지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