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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DSLR 이야기 (1) - 50mm 단렌즈와 표준 줌렌즈


DSLR을 처음 장만한 것이 2007년 4월이니까 거의 3년이 되어갑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DSLR을 장만하게 되면서 많은 것이 변했음을 실감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캐논 400D와 50mm F1.8 단렌즈를 주문하고, 처음 받았을 당시의 무지함이란...  렌즈에 같이 따라온 MCUV 필터를 제대로 끼우지 못해 "50mm 렌즈에 52mm 필터를 주면 어떻게 해?"라는 불평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캐논 50.8 렌즈의 구경이 52mm니까 당연히 52mm 필터가 따라 왔겠죠...)

1. 첫 출발 - 캐논 400D 와 50mm F1.8 단렌즈

당시 주변에 있던 동호인들이 "처음에는 단렌즈로 발줌(Zoom)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정석이다." 라는 말을 해서 50.8 하나만 달랑 사서 시작했는데,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 출사로 400D와 50.8 만을 들고 가족들과 함께 홍천 비발디 파크에 갔습니다.  지금 그 때 사진들을 다시 보면, 의외로 괜찮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50.8이 크롭 바디(1대 1.6)에서 가격 대 성능비로 따졌을 때, 인물 사진용으로는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단렌즈 특유의 괜찮은 화질, 1.8이라는 충분한 밝기, 적당한 가격)

그러나 보통 아마추어가 사진을 찍으러 갈 때, 크롭 바디에서 50mm 화각만으로는 커버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여행을 다니면서 풍경 사진을 많이 찍는데, 400D + 50.8로는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더군요.  결국 얻게되는 결론은...

"적당한 가격대의 표준 줌 렌즈를 사자." 

2. 첫 번째 표준 줌 렌즈 : Tamron 17-50

표준 줌 렌즈를 사기 위해 여기저기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어보고 하다가 구입한 것이 Tamron SP AF 17-50mm F2.8 XR Di II 입니다.  (보통 탐론 17-50이라고 합니다.)  당시에 장비 구입을 위해 도움을 많이 받았던 포스팅이 있었는데 지금 다시 읽어봐도 괜찮은 글입니다.

"(지름신을 물리치는) 카메라와 사진장비 알뜰구입요령" - (유랑단자님, 2006년 11월 28일 작성)

렌즈가 도착한 날,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찍은 테스트 샷입니다.  17mm 광각에서의 넓은 화각에 나름 만족했던 날이었습니다.

<위:초점거리 17mm, 아래: 초점거리 47mm>


렌즈 사용기는 SLR Club의 다음 사용기를 참조.  워낙 유명한 렌즈라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지만 비교적 저의 생각과 일치하는 내용으로 골라봤습니다.  (SLR Club의 사용자 아이디가 필요합니다.)

 "망설이지 말고 지르자 - 크롭바디 최고의 표준줌렌즈 탐론 17-50" - 4번타자님, 2008년 4월 30일 작성

탐론 17-50은 참 괜찮은 렌즈였지만, 당시에 장인어른께 400D를 선물로 새로 사드리면서 함께 드렸고, 저는 또 다른 표준 줌 렌즈를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3. 2% 부족한 느낌의 렌즈 : Canon EF-S 17-85

장인어른께 탐론 17-50을 선물로 드리고, 똑 같은 렌즈를 또 사기는 좀 그래서 고른 것이 캐논 EF-S 17-85mm F4-5.6 IS USM 렌즈입니다.  당시에는 이 렌즈 하나로 원하는 화각의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사게 되었는데, 뭔가 2%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드는 렌즈입니다. 

□ 장점:  크롭 바디 기준으로 17-85mm 초점거리를 지원하므로 망원 영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화각을 Cover할 수 있다는 점.  실내에서 플래쉬를 쓰거나 야외에서 날씨가 좋을 경우에는 큰 무리없이 괜찮은 사진을 얻을 수 있음.

□ 단점: 쓰다보면 역시 F2.8 고정 조리개의 표준 줌렌즈가 필요하게 된다는 점.  (실내에서 플래쉬를 터뜨리기 어려운 상황인데, F4 정도로 셔터 스피드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Image Stabilizer 기능이 렌즈에 내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또한 그다지 인기있는 렌즈가 아니므로 중고로 팔려할 때 잘 팔리지 않는 렌즈라는 점.     

<빛이 좋은 한 여름에 찍은 사진(초점 거리 17mm)>

<17mm에서 85mm까지 원하는대로 당겨 찍을 수 있는 자유로움.  위부터 초점거리 17,44,85mm>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해보니 정품 최저가가 53만원 (2010년 2월 7일) 정도 되는군요.  현재 방출 1순위 렌즈입니다만, 중고로 잘 팔릴지 모르겠네요.

4. 결국 선택한 렌즈 : Sigma 18-50mm F2.8 EX DC MACRO

결국 캐논 17-85를 몇 달 쓰다가 다시 표준 줌렌즈를 알아보기 시작하게 되는데...  결국 선택한 렌즈가  Sigma 18-50mm F2.8 EX DC MACRO 렌즈입니다.  시그마가 한 때는 "싸구마"라는 이름으로 싸구려 렌즈 취급을 당했었는데 최근에 나오는 렌즈들을 보면 가격 대 성능으로 캐논/니콘 등 카메라 제조사 렌즈에 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근 나온 사용기를 SLR 클럽에서 찾아봤습니다.  이 사용기를 쓴 분도 저와 같이 캐논 17-85 쓰다가 비슷한 이유로 갈아 탔네요.

F2.8로 끝까지 간다!  시그마 18-50mm F2.8 EX DC MACRO 사용기  (SLR 클럽 아이디가 필요합니다.)

□ 장점:  뛰어난 가격 대 성능비로 실내, 야외 가리지 않고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만족할만한 사진을 뽑아준다는 점.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해보니 정품 최저가 504,860원(2010년 2월 7일)이 나오는군요.  탐론 17-50과 함께 우열을 가리기 힘든 3rd Party 표준 줌 렌즈.

□ 단점: 별로 없음.  굳이 찾아보자면 취향에 따라 "구리다"고 얘기하는 시그마 특유의 펄 재질 정도?

<조명이 밝지 않은 실내에서도 플래쉬 없이 - ISO 400, 28mm, F2.8 1/15 Sec>


<빛이 좋은 야외에서도...>


5. 결론

지난 3년동안 나름 여러 개의 렌즈를 바꿔가며 내린 나름대로의 결론은...

1) 처음 DSLR을 장만할 때 F2.8짜리 표준 줌은 하나 사자.  (정말 특이한 경우가 아니면 결국 F2.8짜리 표준 줌은 하나 장만하게 된다.  처음에 F2.8 표준 줌 하나 사서 시작하는 것이 낫다.)
2) 가능하면 인기있는, 평판이 좋은 정품 렌즈를 사자.  (혹시 수리를 받거나 핀 교정을 받아야할 때 비용이 적게 들고, 나중에 중고로 팔아야 할 경우 손해가 적다.) 
3) 렌즈를 새로 샀을 때에는 박스 포장을 비롯하여 구성품을 그대로 보관하자.  (나중에 중고로 팔아야할 때 유리하다.) - 요즘 렌즈는 잠시 사용료를 내고 쓰는 물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