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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쯤 전인 것 같은데, 텔레비전에서 <하늘에서 본 한국(Korea from Above)>이라는 사진집을 낸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이라는 사진작가가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항공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걸 보면서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출사 여행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러나, 저 같은 아마추어가 어디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작년 여름 캐나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처음으로 비행기 안에서 창 밖으로 사진찍기를 시도해봤습니다.  깨끗하지 못한 유리창 너머로 찍는 사진이 뭐 잘 나오겠냐...  하면서 사실 별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죠.

그런데, 유리창에 렌즈를 바짝 대고 셔터를 누르다 보니까 이게 참 재미가 있더군요.  마침 캐나다 여행 가는 길에 공항 면세점에서 산 광각렌즈가 큰 역할을 한 것 같고, 자리도 우연히 해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는 곳이라서 몇 장의 사진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비행기 탈 기회가 생기면 비행 항로와 해의 방향을 대략 계산해서 역광이 되지 않는 창가 자리를 잡고 이륙할 때부터 카메라를 준비하고 비행을 시작합니다.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비행기 좌석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일반 여객기를 탈 경우에는 비행기 날개가 나오지 않는 맨 앞쪽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어쩌랴.  그냥 넣고 찍자고 생각하니 비행기 날개가 하늘, 구름과 나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건 얼마 전에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가는 길에 찍은 사진인데, 비행기 안에서 광각으로 담기 좋은 피사체는 아무래도 구름인 것 같습니다.  저 아래 산이나 강을 담으려면 광각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하죠.


이건 세로 프레임으로 비행기 날개를 빼고 구름만 찍은 사진인데, 어떤가요?  저는 그냥 구름하고 하늘만 있는 구도는 좀 심심한 느낌이고, 프레임 한 쪽에 비행기 날개가 있는 것이 심심하지도 않고 더 좋아보입니다.


가끔 빛이 잘 맞으면 비행기 날개에서 쨍하는 빛 갈라짐이 잡히기도 합니다.  제목 <우리의 날개>.  


언제 구름의 종류를 열심히 공부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구름은 정말 다양합니다.  지상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비행기 날개에서 구름이 발사되는 듯한 느낌.  저 아래 내려다 보이는 산과 집들의 모습도 함께 보입니다.  세로 프레임으로 찍으면 이렇게 구름과 지상의 모습을 함께 담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주 피사체가 지상인 사진들.  아무래도 광각으로 지상을 찍기에는 좀 역부족입니다.  그렇다고 비행기 안에서 망원을 꺼내면 흔들려서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 같고.


해의 방향이 잘 안맞아 역광인 부분이 생기면 이렇게 됩니다.  가는 내내 이러면 카메라 집어넣고 자야겠죠.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과 이륙한 직후의 모습들.  공항 주변의 도시 풍경을 담으려면 이륙한 직후에 열심히 찍어야 합니다.  역시 빛의 방향이 중요합니다.  


이상 두 번의 여행('10년 여름 캐나다 캘거리, '11년 겨울 일본 삿포로)에서 찍었던 비행기 안에서 바라본 모습들이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사진찍기 위해 고려해야할 사항들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 좋은 자리 맡기 :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미리 좌석 선택을 할 수 있는 경우에는 비행 방향, 이륙/착륙 시간대의 해의 위치를 고려하여 창가 쪽 좋은 자리를 잡아야 함.
- 광각렌즈 : 흔들리지 않으면서 유리창 밖으로 최대한 넓은 영역을 잡으려면 광각렌즈가 필요.
- 많이 찍기 : 이륙 직후에는 공항 주변의 지상 위주, 어느 정도 고도가 올라가면 구름을 주피사체로 찍기.  창 밖 풍경은 아주 변화무쌍하게 변하므로 카메라를 계속 보면서 많이 찍고 나중에 골라내기.
- 유리창에 바짝 대고 찍기 : 유리창에 비치는 실내 반사광은 렌즈를 바짝 붙이면 어느 정도 해결.  CPL 필터가 있으면 유리창 반사를 조금 줄일 수 있으나 큰 도움은 안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