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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DSLR을 사기 전에 생각해 볼 것들 - 무엇을 찍을 것인가?

 

가끔씩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잘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는데 단언컨데(!) 2007년에 취미로 사진을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까지의 취미라고 하면 휴가 때 여행다니는 것 정도였는데, 2007년에 DSLR을 처음 사서 여행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뀐 것 같습니다.

 

2007년에 회사에서 몇몇 동료들과 함께 캐논 400D에 50mm F1.8로 DSLR 생활을 시작했는데, 같이 시작한 동료들을 봐도 그렇고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많은 얘기들을 종합해볼 때 DSLR을 구매한 사람들 중에 몇 퍼센트나 DSLR이 꼭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집 안에서 잠자고 있는 DSLR이 엄청나게 많을겁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해 본 주제가 "DSLR을 사기 전에 생각해 볼 것들"입니다.   

 

- 내가 DSLR로 꼭 찍고 싶은 대상은 무얼까?

 

DSLR을 사기 전에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가족? 풍경? 아니면 예쁜 모델?  뭐든 확실한 대상이 하나쯤은 확실히 있어야 비싼 DSLR을 장롱 속에 쳐박아 두는 낭비를 없앨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여행사진(풍경사진)인데, DSLR을 구매하기 전에도 여행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DSLR 구매 이후로는 여행의 목적 자체가 사진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Facebook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여행 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Facebook에 올리곤 하는데 친구,가족들의 댓글들을 읽으면서 삶의 에너지를 느끼곤 합니다.  다음은 대학 졸업 이후로 10년 이상을 만나지 못했던 후배가 Facebook을 통해 전해준 메시지입니다.  올 여름휴가에는 처음으로 유럽에 가보려 합니다. 

 

"형님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너무 오래되서 몇년 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사진 너무 보기 좋습니다.  좋은 취미생활 하시는거 부럽습니다.  전 스위스에 있구 이제 6년 되갑니다.  혹시 유럽 오시면 연락주세요."

 

△ 여름휴가 중에 들른 캐나다 록키의 Peyto Lake 파노라마 사진. 여행 후 한참 동안 즐거움을 연장해주는 효과가 있음. 

 

△ Facebook에 올렸던 사진 중 가장 많이 "좋아요"를 받았던 사진 중 한 장.  회사에서 팀 소식지 표지사진 컨테스트를 했었는데, 팀원 투표에서 1등하여 상품을 받은 최초의 상업적 성공(?)을 거둔 사진.

 

풍경사진과는 완전히 다른 장르인데, 가족(특히 아이)사진 찍기도 DSLR을 사야하는 괜찮은 이유입니다.  저도 각종 가족행사나 회사행사에 DSLR을 들고가서 사진찍고, 동영상도 만들어 보내주곤 하는데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가족 모임이 있을 때마다 DSLR을 들고가서 찍은 사진들로 동영상을 만들어 가족들에게 보내줬는데, 멀리 외국에 살던 사촌누나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가족사진 (2010.05.31) from Taehoon Kim on Vimeo.

 

"안녕? 잘 지내니?

가끔 네가 올리는 사진 아~주 잘 보고 있었으면서도 인사 한 번 못 했는데

오늘 네가 올린 사진들을 보면서는 네게 고맙다는 인사를 아니할 수가 없구나.*^^*

네 덕에 보고픈 가족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볼 수 있어서 오늘 아침 행복했다.

30년 전의 사진도 정말 새롭구나.

시간이 벌써 이리 흘러버렸나 싶은게....여러 생각을 하게한다.

암튼 항상 고맙고, 항상 건강하고....."

 

사진들을 모아서 동영상 만들기 : 2011/04/04 - [사진 이야기] - 사진으로 동영상 만들기 - DSLR 이야기 (6)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도 DSLR을 사야하는 아주 좋은 이유입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High Quality의 인물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인물을 부각시켜 사진에 담으려면 DSLR이 필요합니다.  제 경험 상으로도 사진 속 조카들의 예쁜 모습이 가장 뿌듯하더군요. 

 

△ 50mm F1.4 렌즈로 찍은 조카들 사진.  아웃포커싱으로 부각된 인물사진은 DSLR이 아니면 얻기 힘들다.

 

가족사진을 찍어서 시간 순서대로 잘 모아두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아이의 얼굴 모습을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구글의 Picasa3 Software에서 제공하는 괜찮은 기능인데, 어떤 기능인지는 동영상을 플레이해보시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아이의 사진들을 모아서 커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아주 멋진 기능입니다.

 

 

또 한 가지의 사진 주제는 결혼식, 돌잔치 등 주변 지인들의 행사입니다.  요즘 결혼식장에 가보면 메인 찍사의 장비와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는 고급 장비들로 무장한 서브 찍사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할 수만 있다면 이런 결혼식 스냅을 찍어서 정식 앨범사진이 나오기 전에 신랑 신부에게 전해주면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요즘은 별로 기회가 없습니다만, 2012년 봄에는 3~4월에 회사 부서원들이 4명이나 결혼을 하여 결혼식 스냅 사진을 찍고, 아래와 같은 식으로 동영상을 만들어 주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2010년에 촬영한 회사 후배의 결혼식 동영상인데 당시에 제 블로그에 올리는 것을 허락해 주었으니 이번에도 괜찮으리라 믿고..)

 

박정우 - 김선정 결혼식 (동영상+, 2010.10.2) from Taehoon Kim on Vimeo.

 

모델 사진이 DSLR 구매의 목적이다라는 사람을 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SLR Club 같은 사이트에 올라오는 많은 사진들을 보면 이 주제도 상당히 인기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따로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해본 적은 없고, KOEX에서 하는 전시회에서 찍어본 적이 있는데 온갖 종류의 고가 장비들을 구경할 수 있었던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 2012년 국제 사진영상기자재전(Photo & Imaging)에서 찍은 모델 사진. 실내에서의 인물사진 연습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 고가의 사진 장비와 함께 이러한 특수 장비(?)들을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는 곳.

 

 △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전화하고 있는 전시장 직원. 여기서는 모델과의 카메라 컨택을 방해하면 무조건 안됨.

 

원래는 "무엇을 찍을 것인가?" 이외에도 몇 가지를 더 써보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여기서 첫 번째 글은 마무리해야겠네요.  좀 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