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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11 홋카이도

천상의 소리 오르골, 오타루 오르골당 - 홋카이도 겨울여행 (4)


 
오타루는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러브레터의 촬영지를 잘 소개한 블로그 포스팅), 유리 공예품, 운하의 야경, 그리고 오르골이 유명한 작은 항구도시입니다.  삿포로에서 기차로 40여분 정도 걸리는데 2005년 여름에 처음 가보고 이번에 다시 들러보니 확실히 겨울이 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오타루는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한다면 반나절 정도 둘러보면 적당한 곳이기 때문에 삿포로역에서 '삿포로-오타루 웰컴 패스'를 구입하여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1,500엔인데, 삿포로 시내~오타루 간의 JR 기차와 삿포로 시내의 시영 지하철을 1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권에 단기 체재 비자를 받은 여행객만 구입할 수 있으므로 여권을 지참하고 삿포로역에서 구입하면 됩니다.  저희 커플은 웰컴 패스로 오전에는 삿포로 시내, 오후에는 오타루를 구경하고 밤에 삿포로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래 위성사진에서 보는대로 삿포로에서 오타루로 가는 기차는 해안을 따라 달리는 구간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유석의 오른쪽 자리에 앉으면 창 밖으로 바다를 보면서 달릴 수 있습니다.  경치가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겨울바다를 보면서 달리는 기차여행...  운치있지 않습니까.  
  

오타루로 가는 기차 안에서 창 밖으로 보이는 겨울바다의 모습입니다.  멀리 오타루의 모습이 바다 너머로 보입니다.  


오늘 포스팅에서 소개할 오타루 오르골당을 먼저 구경하려면 오타루역 바로 전의 미나미 오타루역에서 내리는 것이 좋습니다.  오르골당, 유명한 공예품점, 제과점 등이 오타루 오르골당을 중심으로 모여있습니다.

오르골이 뭔지는 대부분 아실 것 같은데, 그 유래를 잠시 살펴보면...  중세 유럽의 르네상스 시대에는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음악을 즐기려면 직접 라이브로 연주를 듣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책상 위에서 조금이라도 재현할 수 없을까 하여 만들게 된 것이 바로 오르골.  여러 가지 기술을 접목하여 최초의 오르골이 만들어진 것이 18세기 말이고, 19세기에 이르러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이 있었습니다.  저음에서 고음까지, 풍부한 하모니, 드럼과 심벌을 조합한 오케스트라적인 요소까지...  이러한 것들을 둥그런 실린더에 "프로그램"하고 여기에 각종 장식, 인형, 세공 기술까지 더해져 현재로 말하면 AV 기기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오르골이라는 것이죠.  (여기까지의 내용은 오타루 오르골당의 한국어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오르골이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과 잘 결합하여 발전된 것이 오타루의 오르골이고 이것들을 무지 많이 모아서 전시하고 판매하는 곳이 바로 오타루 오르골당입니다.  아래 사진은 1912년에 지어진 오타루 오르골당 본관의 모습.  


저는 오르골의 소리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주로 비주얼에 관심을 두고 구경을 했는데, 가장 사진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이겁니다.   


2층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오르골들이 전시되어 있고, 구경하고 사진찍는 관광객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사진을 못 찍게 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여기는 그런 거 없습니다.  사진 촬영은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관광지의 기념품은 중국산이 많은데, 오타루 오르골당에는 일본산(Made in Japan)임을 강조하는 비싼(!) 오르골 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오르골들이 모두 중국산인지 확인은 못해봤습니다만.


한 쪽 구석을 보면 오르골이라기 보다는 공예품에 가까운 작품들이 보입니다.  저는 산다면 이런 것들을 사고 싶었는데, 가격이 너무 만만치 않습니다.


아이들이 흥미있어할만한 것으로 대관람차와 같은 류의 것들도 있습니다만, 역시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좀 가볍게 살 수 있는 것들로 포토 프레임 오르골도 있습니다.


결국 1시간 정도 구경은 잘 했는데, 적당한 것은 고르지 못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아마도 2005년에 왔을 때 조카한테 줄 선물로 이미 하나를 산 적이 있어서 특별히 선물 용도로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을겁니다.  

오르골당을 보시면 대충 분위기를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오타루는 이러한 공예품(내지는 기념품)을 관심있게 구경하기 시작하면 시간이 무척 빨리 갑니다.  예전에 다녀왔던 큐슈의 유후인과도 약간 비슷한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2008/06/01 - [일본/'08 큐슈] - 일본 유후인 시내의 아기자기한 가게들 - 2008.02.05.

오타루 운하의 야경과 오타루 거리의 풍경은 다음 포스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