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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홋카이도 겨울여행에서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곳이 있었는데, 바로 아사히야마 동물원입니다.  삿포로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아사히카와라는 도시에 있는 시골 동물원인데 회사에서 '창조 경영'이니 '발상의 전환'이니 하면서 스마트하고 창의적으로 일하자는 내용의 교육을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동물원입니다.  폐원의 위기에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동물원의 하나로 탈바꿈했다는 스토리는 인터넷에도 워낙 많이 나오니까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  (오늘 블로그 글을 쓰려고 검색을 해봤더니 2008년에 영화도 나왔군요.  '펭귄이 하늘을 날다' 라고...)   

제가 여기에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도대체 무엇이 이 동물원을 이렇게도 유명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호기심과 그 동안 영상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고 들었던 것들을 직접 느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과연...  별로 넓지 않은 동물원을 1시간 정도 다녀보니 무엇이 이 동물원을 유명하게 만들었는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철학이 있는 동물원 - 사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장 가깝게"       

여러분은 '펭귄'이라고 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뒤뚱뒤뚱 걷는 펭귄의 모습을 떠올릴겁니다.  그런데, 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는 '하늘을 나는 펭귄'을 보여줍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날아다니는 펭귄'은 평소에 펭귄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잘 관찰하지 않았다면 쉽게 생각해낼 수 없는 그림입니다.  펭귄이 물 속에서는 상당히 날렵하게 헤엄친다는 것 + 이 장면을 하늘과 함께 보여주면 '하늘을 나는 펭귄'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결합되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낸 것이죠.  

제가 찍은 사진인데, 물 속에 부유물이 많아서 좀 그렇기는 합니다만, 첫 번째 사진에서는 펭귄이 하늘을 나는 듯이 보입니다.


아사히야마에서는 이런 모습을 관람객들이 볼 수 있도록 펭귄이 헤엄치는 모습을 하늘과 함께 볼 수 있도록 수족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펭귄이 자연스럽게 살 수 있도록 해두었는데, 수족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조금 위쪽에서 바라본 수족관 안 통로의 모습입니다.  (사실 사람이 많아서 수족관 안에서 오랫동안 구경하기도 어렵습니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둘러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와중에 사진까지 찍어야 하니 완전 빠듯합니다.)  


그렇다고 펭귄을 수족관 안에서만 보여주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수족관을 구경하고 밖으로 나오면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펭귄이 물 밖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아래 첫 번째 사진이 초점거리 50mm로 찍은 사진이니까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펭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이번에는... 펭귄들이 무리지어 산책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동물원 내를 한바퀴 도는 산책로에서 매일 시간을 정해서 '펭귄들의 산책'을 보여줍니다.  과연 우리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펭귄들이 떼지어 산책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겠습니까...  펭귄 산책로 주변에는 산책 시간 30분 정도 전부터 좋은 자리를 잡으려고 사람들이 미리 대기하고, 펭귄들이 지나가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마치 디즈니랜드에서 퍼레이드 지나갈 때 좋은 자리 잡으려고 한참 전부터 자리를 맡고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건 날아다니는 펭귄들을 그려놓은 펭귄 전시관의 벽화입니다.


펭귄 전시관의 출구 안내도 펭귄이 담당합니다.


이렇게 나름의 철학이 있고, 스토리가 있는 볼거리를 동물마다 제공하니까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유명해진 것이겠죠.  사자 우리를 한 번 보시죠.  제가 기억하는 동물원의 사자는 높은 철창 너머로 저 멀리 보일듯 말듯한 모습인데, 여기서는 유리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은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로 옆에서 사자를 찍은 사진. 


이건 누가 유리창 안에서 사자를 약올렸는지 엄청 큰 소리로 포효하면서 정말 확실하게 팬 서비스를 하는 사진.


또 한가지 괜찮았던 전시 방식은 '다른 눈높이에서 보기' 입니다.  아래 사진은 늑대 우리 안에 있던 것인데, 내부에서 딱 이 정도 눈높이로 우리 안을 볼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사람의 눈높이가 아니라 동물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저 눈높이에서 늑대의 눈을 바라본다면?  좀 무섭긴 하군요...  


이 밖에도 몇 가지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있는데, 오늘은 아사히야마의 철학이랄까 하는 것을 느껴본 걸로 정리하고, 관련된 링크를 몇 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여행 직전에 읽어보고 꼭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힌 우쓰라님의 포스팅 : http://blog.naver.com/ichufs/30101589159
□ '펭귄이 하늘을 날다' 영화 소개 포스팅 : http://cpss1656.blog.me/140114163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