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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10 앨버타 록키

밴프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 밴프 곤돌라 - 캐나다 록키 렌트카 여행 (12)




캐나다 록키를 여행하려면 항공편으로 캘거리로 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약간의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캘거리까지 직항편이 없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밴쿠버 경유로 국내선을 갈아타고 많이 갔었는데, 2010년 여름에 드디어 대한항공 캘거리 직항편이 생겼습니다.  이전까지 쌓인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어디를 갈까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알아보던 중, "안될꺼야..." 하면서 마일리지로 예약을 해봤는데 "엇?  예약 성공?"  그래서 올 여름 휴가 목적지는 오래 전부터 가고 싶었던 캐나다 록키로 정해졌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보너스로 대한항공에서 캘거리 직항 기념으로 인터넷 예약을 한 승객들에게 밴프 곤돌라 티켓 2장을 보내주었습니다.  별 도움 안되는 쿠폰을 준 것이 아닌가 했지만, 인터넷 검색을 좀 해보니 밴프 곤돌라(Banff Gondola Ride)는 많은 사람들이 들르는 "Must-do" 코스라고 합니다.


밴프에 도착하여 언제 들러야 하나 스케쥴을 짜봤는데, 여행 첫 날은 비가 와서 포기했고 다음 날 가려고 했으나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 날씨가 꾸물꾸물.  이번 여행은 운이 참 없나보다 하고 밴프 시내 구경부터 시작을 했는데, 11시 정도 되니까 해가 서서히 나기 시작합니다.  바로 밴프 곤돌라를 타러 고고.  주차장에 도착해보니 거짓말 같이 맑은 날씨에 해가 쨍쨍합니다.  순간, "아~ 오늘 정말 날 잘 잡았다.."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높은 곳에 올라가서 찍는 사진은 얼마나 시야 확보가 잘 되느냐와 햇빛이 얼마나 쨍하냐가 관건입니다.  애써 올라갔는데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으면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곤돌라를 타고 설퍼 마운틴(Mt. Sulphur) 정상까지 698m를 올라가는데 8분 정도 걸리고, 설퍼산 정상이 해발 2,281m라고 하니 정상에서의 View가 기대됩니다.  밴프 곤돌라 홈페이지에 보니 다음과 같이 써놨군요. 

At the Banff Gondola, you'll see more mountains in a moment than most see in a lifetime.  (당신은 밴프 곤돌라에서 평생 본 것보다 더 많은 산들을 한 순간에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을 위한 과장이 좀 섞이기는 했는데, 정상에 올라가서 주변 360도를 찍은 동영상을 보면 그리 많이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5D Mark II에 17-40mm 광각렌즈로 찍은 것인데 하늘까지 시원한 모습이 볼만합니다.  근데, 손으로 들고 도니까 화면이 떨리는 건 어쩔 수가 없군요.  (요즘 5D Mark II로 프로페셔널들이 실제 프로그램을 많이 찍는다고 하는데, 그냥 손에 카메라만 달랑 들고 찍는 건 아닌가 봅니다.)



다음은 정상에서 내려다 본 밴프 시내의 모습들.  풍수지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내려다 보니 위치가 참 좋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배산임수(背山臨水,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의 지세라고나 할까요?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가로 1024 픽셀 해상도로 볼 수 있습니다.)


주차장과 티켓 오피스의 모습입니다.  밴프 곤돌라를 운영하는 회사가 컬럼비아 아이스필드의 설상차 운영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티켓 오피스 바로 앞에 설상차를 전시해두었군요.  여기서 설상차 구경을 하고, 컬럼비아 아이스필드에도 오라고 하는거죠.  컬럼비아 아이스필드의 설상차 투어는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2010/09/04 - [캐나다] - 빙하 위를 걷는 특이한 경험, 컬럼비아 대빙원 - 캐나다 록키 렌트카 여행 (2)


티켓 오피스에서 쿠폰을 곤돌라 티켓으로 교환합니다.  가격을 보니 Adult Ticket이 $29이니까 6만원 조금 넘는 금액이 Save된 셈입니다.  티켓 오피스에서 보니 저 위로 Sulphur 산 정상이 보이고 오르내리는 곤돌라의 모습이 보입니다.


곤돌라는 우리나라의 스키장에서 운행하는 것과 거의 비슷합니다.  1대에 4명이 서로 마주보고 앉는 구조이고, 오르내리는 중에도 창으로 밴프 시내의 전경이 보이니까 타이밍을 맞춰서 마주오는 곤돌라와 함께 찍으면 구도가 괜찮습니다.


곤돌라에서 내리면 바로 전망대로 이어지는데, 코인을 넣고 보는 망원경도 있고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있습니다. 


여기 전망대 난간에 기대어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밴프 시내의 전경, 구름, 하늘을 배경으로 찍을 수 있는데, 사진찍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아 조금 기다려줘야 합니다.


전망대(Upper Terminal)에서 밴프 스카이 워크(Banff Sky Walk)를 따라서 걸어가면 샌슨 정상(Sanson's Peak)까지 걸어갈 수 있습니다.  계단으로 되어 있고, 별로 오래 걸리지도 않으니 여기까지는 가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망대(upper terminal)에서 바라 본 Sanson's Peak의 모습.  밴프 스카이워크는 중간중간에 공사하는 구간도 보입니다.


밴프 스카이워크는 그랜드 캐년에 있는 것과 같이 투명한 바닥으로 아래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냥 Sanson's Peak까지 연결된 나무 다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밴프의 반대편에 있는 산들을 볼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침엽수 빽빽한 산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고, 산 위로 구름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이렇게 맑은 날에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Sanson's Peak로 가는 도중에 해를 등지고 찍은 밴프 스카이워크의 모습.  다시 사진을 보니 그 날의 쨍한 햇빛과 푸른 하늘이 다시 생각나네요.


Sanson's Peak에는 아래 사진에서 구름 사이로 우뚝 솟아있는 'Cosmic Ray Station National Historic Site of Canada'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우주선(Cosmic Rays)'은 아무런 물리적인 영향없이 우리에게 도달하는데 일부는 태양에서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태양계 밖에서 날아오는 고속의 입자입니다.  이유없는 컴퓨터 고장(Crash) 등을 야기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나봅니다.  해발 고도가 낮을수록 그 세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높은 지역에 이를 관측하기 위해 Cosmic Ray Station을 여러 곳에 세웠는데, 이 곳 Sulphur 산에 있는 것이 그 중 하나라고 합니다.


Cosmic Ray Station의 주변 풍경.  온 사방이 막힌 곳이 없어서 여기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밴프 시내를 비롯하여 반대편의 봉우리들까지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Upper terminal의 전망대보다 더 View가 좋고, 사람도 적으니 기념사진을 찍기에도 아주 좋은 곳입니다.   


Sanson's Peak에서 내려다 본 동서남북의 풍경.  푸른 하늘과 시원하게 펼쳐진 구름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여기에서 사진찍고 경치 구경하느라 거의 정신을 잃고 한참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 쯤 해서 광각에서 망원 줌으로 렌즈를 바꿔서 찍어봅니다.  300mm로 당겨서 찍은 밴프 스프링스 호텔의 모습.  호텔 뒤쪽으로 보우 폭포(Bow Falls)의 모습까지 보입니다. 


역시 300mm로 당겨서 찍은 밴프 시내의 모습.  중앙 도로를 중심으로 상당히 잘 정돈된 모습입니다.  오른 쪽 아래로 보이는 길이 밴프 곤돌라로 올라오는 도로입니다.


정상 바로 앞에서 날아다니던 녀석인데, 주로 이 나무의 아래 위를 옮겨 다니며 앉아 있더군요. 



Sanson's Peak로 올라오는 중간에 있는 전망대의 모습.  여기서도 밴프 시내가 잘 보이기 때문에 기념사진을 찍기에 좋은 곳입니다.


여기까지 구경하고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Upper Terminal로 돌아옵니다.  터미널 입구에는 그림과 함께 주위 산들의 이름을 설명하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터미널 내부에는 역시 빠지지 않는 곳, 기념품 판매점이 있습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고, 밴프 곤돌라 풍경을 담은 마그네틱을 제외하고는 여기에서만 파는 특별한 기념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포스팅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기념품 판매점은 밴프 스프링스 호텔 안에 있는 곳이 가장 물건도 많고, 특이한 것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 정도 코스로 구경하고 내려오면 1시간 30분 ~ 2시간 정도 걸리는데, 저 같은 경우는 중간에 사진을 많이 찍고, 위에서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고 내려왔기 때문에 3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다른 곳에 여행가서도 전망대 같은 곳에는 꼭 올라갔었는데, 밴프 곤돌라에서 보았던 View는 지금까지 다녀본 곳 중 단연 베스트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 날의 쨍한 날씨 때문에 더 좋았던 것 같은데 힘들게 올라갈 필요가 없으니 가족 단위의 여행에도 적당하고, 특히 사진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날씨 좋은 날 반드시 들러야 할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