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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10 앨버타 록키

록키산의 보석, 에메랄드 호수 - 캐나다 록키 렌트카 여행 (5)


에메랄드 호수(Emerald Lake)는 이름 그대로 관광 안내책자에 '록키산의 보석'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호수로 요호 국립공원 (Yoho National Park) 안에 있습니다.  '요호(Yoho)'라는 말은 원주민어(Cree)로 awe라는 감탄사를 의미하는데, 요호 국립공원은 말 그대로 '와우'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눈 덮인 높은 산, 빠른 물살의 강, 그리고 에메랄드 빛 호수로 대표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려고 인터넷을 좀 찾아보니 에메랄드 호수는 요호 국립공원의 61개 호수, 연못 중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곳이라고 합니다.  호수 바로 옆에 Emerald Lake Lodge라는 숙소가 있는데, 미리 알지 못해서 1박을 하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다시 와서 하루를 지내고 싶은 곳입니다.

캐나다 록키 렌트카 여행의 마지막 날, 에메랄드 호수 주차장에 도착하니 엄청나게 비가 내립니다.  우산이 있기는 했지만 도저히 밖에 나가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아서 차 안에서 한 30분쯤 기다리기로 합니다.  전에도 몇 번 겪어 봤지만 록키에서는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소나기가 내렸다가 거짓말 같이 해가 나는데, 정말 30분 정도 지나니까 비가 그치기 시작합니다.

일단은 우산을 들고, 호수가 주변의 산책로를 따라 걷기로 합니다.  에메랄드 호수는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5.2km의 산책로가 있고, 산책로 주변에 Emerald Lake Lodge의 숙소동들이 띄엄띄엄 있습니다.

먼저 록키의 어느 호수에나 있는 카누 렌탈 하우스와 카누들의 모습입니다.  저 멀리 렌탈 하우스로 돌아오고 있는 카누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런 구도의 사진은 며칠 전 Lake Louise에서도 찍어보고 싶었던 건데, 마침 빨간색 카누들과 호수 빛깔이 너무 잘 어울려서 셔터를 눌러봅니다.  해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이 때는 아직 비가 내리는 중입니다.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가로 1024 픽셀 해상도로 볼 수 있습니다.)

산책로 입구에 있는 카페의 모습인데, 누가 골랐는지 모르지만 Emerald Lake와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란색 파라솔이 마음에 듭니다.  역시 날씨가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두 번째 사진은 호수를 한 바퀴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해가 조금 나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산책로 입구까지 연결해주는 나무 다리에서 바라본 카페와 카누 렌탈 하우스의 모습.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면 Emerald Lake Lodge가 있습니다.  하나의 건물은 아니고 호수 주변에 여러 동이 흩어져 있습니다.  Lodge & Conference Center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서 하는 Conference에 참석하는 사람은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이...  지금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역시...  하루에 $300가 넘는 비싼 숙소군요.


숙소동은 산책로를 따라 흩어져 있는데, 호수를 발코니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아마 그런 위치라면 더 가격이 비싸지겠지요.  첫 번째 사진의 오른 쪽 끝에 있는 Lodge가 발코니에서 호수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경치가 좋은 곳이라서 그런지 결혼식 기념촬영을 하러 신랑,신부와 하객들이 몰려옵니다.  여기서는 어떤 포즈로 사진을 찍나 궁금해서 구경을 해봤는데, 신랑,신부를 가운데 두고 호수를 배경으로 전부 손을 잡는, 약간은 old한 포즈로 찍더군요.  첫 번째 사진의 난간 바로 앞에서 찍었으니까 배경은 아주 훌륭할 것 같습니다.  에메랄드 빛 호수, 멀리 보이는 눈 덮인 록키산, 구름, 곧게 뻗은 나무와 꽃까지.


산책을 조금 더 하다 보니 어느덧 비는 그치고 가끔씩 해도 나오는 날씨가 되었습니다.  역시 록키의 날씨는 변화무쌍합니다.  비가 좀 온다고 포기하면 안됩니다.  그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면 비가 오지 않기도 하고, 30분만 기다리면 해가 나오기도 하니까.

비가 갠 후의 호수의 모습 몇 장.  산자락에 걸린 구름, 호수에 비친 록키산의 반영, 멀리 호수 위를 미끄러지는 카누, 그리고 쭉 뻗은 나무와 꽃. 


호수를 배경으로 인물 사진도 찍어봅니다.  이 사진은 Wife가 삼성 NX10으로 찍어준 사진인데, 30mm 단렌즈라서 배경을 좀 더 넓게 담을 수 없었던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산책로를 반대편으로 돌아서 호수와 Emerald Lake Lodge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View Point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17-40 광각이니까 하늘, 구름, 산, 호수, 나무, Lodge와 호수의 반영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17-40 렌즈는 캐나다로 출발하면서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온 렌즈인데, 안 샀으면 어떻게 여행을 했을까 싶습니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나중에 한 번 다시 와봐야겠다..' 는 생각이 드는 곳이 있습니다.  요호 국립공원의 에메랄드 호수는 나중에 다시 와서 하루밤 묵으면서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의 모습을 담아보고 싶은 그런 곳이었습니다.